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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스터 (전설, 판타지)

말의 상체와 물고기의 하체, 해마의 어원이 된 신화속 괴물 히포캄포스

by 비하인드 세.모.이 2024. 5. 9.

옛 그리스 로마시대의 전설속에는 수많은 신화와 불가사의가 등장한다. 그 중에서도 여러 동물들의 혼종이 유독 많은데, 오늘 소개할 신화속 동물은 바로 히포캄포스이다. 동물 해마의 어원이자 로마하면 떠오르는 랜드마크인 트레비분수의 조각에도 들어가 있는 전설속 동물 히포캄포스, 상체는 말이요, 하체는 물고기인 히포캄포스의 유래와 그 뜻에 대하여 하나하나 알아보자. 

포세이돈-히포캄포스
그리스로마신화에서 포세이돈이 타고 다녔다는 히포캄포스

 

1. 히포캄포스의 기원

먼저 히포캄포스의 어원은 다음과 같다. 앞 단어인 히포(hippo)는 우리가 알고 있는 하마가 아니라 말(horse)을 그리스어로 부른 것이며, 캄포스(kampos)가 괴물을 뜻한다. 이 두 단어가 합해져 말 그대로 요상한 모습처럼 괴물 말이 된 것이다. 

- 고대 

히포캄포스의 유래는 지금의 튀르키예 지방이자 과거 소아시아라고 불렸던 문명에서 시작된다. 

BC4세기경 존재했던 고대 페니키아 티레 왕국에서 발행한 동전에서 지금의 히포캄포스와 같은 모습을 한 동물을 타고 있는 멜카르트의 모습이 그려져 있다. 참고로 멜카르트는 당시 티레 왕국의 수호신으로 알려진 신이었다. 이같은 모습이 시간이 흘러 그리스 로마 신화에서 제우스의 형인 포세이돈이 타고 다니는 일종의 운송수단으로 변화한 것이다. 

주로 포세이돈을 비롯해서 바다와 관련된 신들이 히포캄포스가 끄는 마차를 탔는데 고대 그리스 문학가 아폴로니오스의 <아르고나우티카 - 아르고원정대>에서 히포캄포스가 바다의 신을 태우고 호수에서 불쑥 튀어 나오는 환상적인 모습을 선사한다. 

고대 로마 문학에서는 베르길리우스가 히포캄포스가 바다의신 넵튠을 태우고 달리는 장면을 다음과 같이 표현한다. 

 

"그가 달리기면, 성난 파도도 뒤집힌 바다도 조용해지네, 오직 승리만 있을 뿐이네." 정말 멋있는 문구 아닌가. 

 

바다의 신이 자신의 트레이드마크인 삼지창을 들고 히포캄포스가 일으키는 해일과 함께 바다를 건너오는 모습을 그 시대에 표현 한 것인데, 그만큼 히포캄포스의 위상은 멋지고 환상적이었다.  

 

그래서일까 로마시대의 옛 목욕탕 타일에서도 히포캄포스가 발견될 정도로 물만 있다 하면 고대 로마인들은 히포캄포스를 관련지어 생각했다. 

- 중세 

옛 중세 유럽의 판타지 지도 카타르 마리나에 등장하는 히포캄포스

 

중세로 떠나면 히포캄포스는 르네상스 시기의 가문을 상징하는 문장에 단골로 쓰였다. 특히 항구에서 무사 귀환을 바라며 히포캄포스를 사용하기도 했다. 

또, 16세기 스웨덴 신학자 마그누스가 제작한 해상지도인 '카타르 마리나'는 재미있게도 다양한 해상 괴물들을 지도에 표기하였는데 여기도 어김없이 히포캄포스가 등장한다. 그레이트브리튼과 노르웨이의 중간에 사는 히포캄포스는 그림처럼 말의 모습을 하고 요상하게 물고기 갈퀴가 달린 발을 하고 있으며 갈라진 물고기의 꼬리를 하고 있는 모습이다. 이들은 지상에서 말이 풀을 뜯어 먹듯 해초류를 먹는 동물로 표현되었다.

 

바다를 수없이 누비던 대항해시대에는 특히나 많은 해상사고들이 발생하는데 이 사고의 발생에는 항상 바다에 사는 전설의 몬스터들이 등장했다. 우리가 잘아는 거대 오징어인 클라켄이 대표적인데, 이 히포캠퍼스도 선원들 사이의 전설속에서 한몫 한 것으로 보인다.  

2. 히포캄포스 해마의 유래가 되다 

트레비분수 히포캄포스
트레비분수의 히포캄포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바다생물인 해마 역시 히포캄푸스(Hippocampus) 로 불릴 때가 있는데 이 기원이 바로 이 히포캄포스에서 유래 했다. 더 나아가 우리 뇌의 일부분인 해마는 본래 물속에 사는 해마와 닮아서 이름 붙여졌는데, 이 히포캄포스가 이름을 짓는데 나름의(?) 역할을 했다 할 수 있겠다. 

 

또한 앞서 글 서두에서도 말한 것처럼 로마의 랜드마크인 트레비분수 한쪽에도 히포캄포스의 조각이 등장하는데, 로마 여행을 떠나 트레비 분수 앞에선다면 관련 지식을 한 번 뽐내길 바란다. 

- 게임 속 히포캄포스

온라인 MMORPG인 파이널판타지14에서 히포캄포스가 등장하는데 여기서 히포캄포스는 중간보스를 맡고 있다. 여기서 히포캄포스는 물이 차오르는 지하 수로에 살고 있으며 전설과는 다르게 네다리와 날개를 달고 있는 흉칙한 모습을 하고 있다. 오히려 흉칙한 유니콘이 나을 것 같다. 

 

여튼 주위의 물을 사용해서 공격하기도 하지만 머리와 몸이 분리되어 공격하는 등 전설과는 사뭇 다른 모습을 보인다. 


 

지금까지 상상속의 동물아니 괴물인 히포캄포스와 그 어원에 대하여 알아보았다. 앞으로도 전설 속 동물들과 그 속에 숨겨진 재미난 문화 사회의 이야기들을 전반적으로 다뤄 보려 한다. 앞으로 소개해드리는 다양하고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통해 우리의 지루한 삶의 한 가운데서 재미있는 휴식을 가져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