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를 대표하는 축구스타들이 많은 시간을 보내는 것이 바로 비행기이다. 전 세계를 누비며 수많은 경기를 해야하는 것은 물론 각종 스케줄 등을 소화하기 위해서는 몇번이고 비행기를 타야 한다. 그런데 여기, 비행공포증이 있어서 자신의 기량을 한껏 펼치지 못한 인물이 있다. 바로 아스널과 네덜란드의 레전드 베르캄프이다. 과연 어떤 이야기일까?
1. 데니스 베르캄프는 누구?
데니스 베르캄프는 그저 전형적인 스트라이커가 아니었다. 그는 예술적인 볼 컨트롤과 트래핑을 가진 선수로 절묘한 터치로 특히나 유명했다. 그는 다른 사람이 보지 못한 킬러 패스를 찾아내 우아하거나 강력하게 마무리하는 능력으로 그를 지금도 레전드 자리에 올려 놓았다. 쉽게 말해 퍼포먼스와 득점력을 고루 갖춘 탑스타였다.
그는 1969년 5월 10일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태어나 1986년 17살의 나이로 아약스에서 데뷔를 했다. 이곳에서 활약한 총 7시즌동안 리그에서 185경기 103골, 컵대회까지 합치면 총 237경기에서 122골을 기록하는 미친 퍼포먼스를 보여줬고 리그 우승 1회, UEFA컵 1회 등을 달성한다.
1993년 인테르에 이적한 베르캄프는 약간의 슬럼프를 겪는다. 세리에A 특유의 거친 플레이에 적응하지 못한 베르캄프는 부진했지만 UFEA컵에서는 활약하며 우승하여 트로피를 들어올리고 득점왕까지 거머쥔다. 2시즌 동안 리그에서 52경기 11골 정도를 넣어 전체적으로 부진한 시간을 보낸다.
이후 1995년 아스널에 입단한 베르캄프는 다시 한 번 전성기를 맞는다. 이곳에서 그는 315경기 84골 94어시스트를 기록했고, 아르센벵거 감독의 지휘하래 당대 최고의 또한명의 스타였던 앙리와 미칠듯한 호흡으로 많은 리그 우승과 트로피를 들어올리며 아스널을 대표하는 레전드에 오른다.
그는 네덜란드 국가대표에서도 미칠듯한 활약을 보였는데 1992년 유로대회를 시작으로 1994 미국, 1998 프랑스 두 월드컵에서 활약하였으며 프랑스월드컵에서는 4강에 오르는데 일조한다. 그는 국가대표로도 79경기에 출전 37골을 넣었으며 어시스트는 그보다 훨씬더 많이했다. 그는 자신을 골게터보다는 어시스턴트로 기억했으면 좋다고 할만큼 어시스트를 좋아했던 한 시대를 풍미한 최고의 스타였다.
2. 베르캄프의 '비행공포증'
레전드 베르캄프의 약점은 경기장 안에서 존재하는 것이 아닌 경기장 밖에서 있었다. 그것은 바로 '비행 공포증'.. 베르캄프는 비행기를 타는 것을 두려워 했는데 심지어 그는 아스널에 입단할 때, 계약서에 비행기에 절대 타지 않겠다는 항목까지 넣어 놓을 정도였다. 이로인해 베르캄프는 10만 파운드, 우리나라 돈으로 1억이 넘는 돈을 벌금으로 지불하기도 했다.
심지어 그는 멀리 원정을 떠날때에도 팀원들은 모두 항공기를 이용했지만 혼자만 육로로 이동했고 동유럽 같은 곳의 경기는 아예 참여조차 하지 않았다. 이러한 그의 특징은 클럽 경기야 그렇다치더라도 다른 대륙으로 이동해야하는 국대의 은퇴를 가속화하기도 했다. 이러한 그의 단점 때문에 별명이 Nom-Flying Dutchman (날지 못하는 네덜란드인)이었으니 그의 선수 생활에 분명 큰 악재인 것만은 확실했다.
3. 베르캄프는 왜 비행기를 무서워했을까?
그렇다면 베르캄프는 왜 자신의 선수 커리어를 망치고 무시를 들었음에도 비행기를 두려워했을까? 2가지 이유 때문이라고 사람들은 추측한다.
1) 베르캄프가 겨우 20살이었던 1989년에 가까운 친구 몇 명이 죽게 된 비행기 사고 때문이다. 당시 남아메리카 수리남에서 발생한 추락사고로 아약스 팀 동료인 로이드 도스부르흐와, 베르캄프와 함께 클럽 아카데미에서 활약하던 비르갈 조메만칸이 사망한 사고가 그것이었다.
이 사고로 발생한 176명의 희생자 중 대부분은 네덜란드 리그의 축구 선수들이었는데, 그들은 자선 행사에 참가하기 위해 암스테르담에서 수리남으로 이동 중이었다. 특히나 이 자선 행사에는 베르캄프를 포함하여 루드 굴리트, 프랑크 레이카르트 등이 참여하고 싶어 했지만 소속 클럽으로부터 허가를 받지 못했다는 이야기도 있다. 그 후 5년 동안 베르캄프는 비행기를 탔지만, 그 이후로는 비행기를 거부하게 되었다.
2) 1994년 미국 월드컵이 열리면서 미국을 가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경기 중에도 더 많은 비행기를 타야만 했다. 그런데, 네덜란드 팀이 대회를 위해 탑승한 비행기에서 엔진이 잠시 꺼져 공황 상태가 발생하게 된다. 여기에 월드컵 기간 중 네덜란드 기자가 가방에 폭탄이 들어 있다는 농담을 하면서 항공편 하나가 지연되는데 이 일을 계기로 트라우마를 겪게 된다.
4. 베르캄프의 공식 답변
아스널 입단전, 베르캄프는 자신의 비행기 공포증을 인정했으며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다고 고백하며 다음과 같이 말한다.
"저는 이 문제가 있고, 그것과 함께 살아야 합니다. 저는 그것에 대해 아무것도 할 수 없습니다. 그것은 심리적인 문제이고, 저는 그것을 설명할 수 없습니다. 저는 2년 동안 비행기를 타지 않았습니다."
"비행기를 타기 전날부터 잠을 잘 수가 없으며 공황상태에 빠져요"
세계 최고의 선수가 비행 공포증을 겪고 있다는 이 이야기는 당시 많은 사람들에게 회자되며 그가 최고의 축구선수로 남아 있는만큼 지금까지도 흥미로운 이야기로 전해지고 있다.
역대 최고의 네덜란드 축구 선수 중 한 명인 데니스 베르캄프! 그 역시 사람인지라 불안과 공포증에 시달려 왔지만 그는 묵묵히 이를 이겨내고 최고의 선수로서 네덜란드와 아스널에 기록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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