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미에 대한 기준은 세월이 흐르면 변화하기 마련이다. 조선의 미인상과 지금의 미인상 아니 조선으로 갈 것 없이 90년대의 미인상이 지금과 다른 것처럼 말이다. 그리고 그 중 한가지가 바로 여성의 겨드랑이털에 대한 이야기다. 지금은 대부분이 겨드랑이 털이 없는 것이 미의 기준이 되었지만 예전은 사실 신경쓰지 않는 부분이었다. 그런데 면도기의 대표주자 질레트의 마케팅으로 인해 여성의 겨드랑이털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이 바뀌었다고 하는데 어떤 내용일까?
1. 1915년, 질레트의 겨드랑이 털에 대한 마케팅이 등장하다
1915년 이전만 하더라도 따로 겨드랑이털에 대한 인식은 없었다. 이는 당시까지의 옷들이 자연스럽게 노출을 막아줬을뿐 아니라 굳이 없애야 하는 것으로 인식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점차 패션의 변화에 따른 노출이 이어지고 수영복 등의 등장으로 외부 시선을 통한 겨드랑이털에 대한 인식이 변화하고 있었고 이미 남성의 면도기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던 질레트가 이같은 흐름을 읽고 여성의 겨드랑이털 제거를 위한 면도기를 내놓으면서 겨드랑이 털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제거해야할 대상으로 확 변화했다.
질레트는 1915년, 최초의 여성용 면도기를 만든 후 1917년에 겨드랑이 털 면도를 특별히 타겟으로 한 면도기의 첫 번째 광고를 내놨는데, 광고 카피와 내용은 다음과 같다.
여기서 여성들은 겨드랑이를 면도하지 않으면 당황스럽고 트렌드를 따라가지 못하는 것으료 표현하며 질레트의 면도기가 "당혹스러운 개인적 문제를 해결"하고 "모든 여성에게 환영받습니다. 질레트는 자사 제품을 사용하여 문제를 만들고 해결책을 제공했습니다."라며 유일한 해결책인 것처럼 광고한다.
다른 광고에서 질레트는 면도기가 "현대 여성"을 위해 만들어진 것이라고 주장하며 여성들이 자사 제품을 사용하도록 설득하거나 뒤처지게 만들려고 한다. "현대의 필수품이 된 세련미." 참신함을 인정하지만 여성들이 면도를 시작해야 할 시급한 필요성을 강조한 것이다.
이러한 광고와 함께 질레트는 일명 겨드랑이 캠페인을 시작한다. 질레트는 이 일환으로 상류층들이 즐겨보는 잡지 등에 '겨드랑이 털을 밀어야 한다'는 내용의 광고를 질리도록 집행한다. 1920년의 일이었다.
그리고 이때는 단순히 겨드랑이털을 넘어 다리 털에 대한 강조도 꾸준히 하기 시작하면서 여성의 제모는 점차 사회적 인식으로 퍼지기 시작한다.
2. 1940년, 나일론 부족은 여성 제모 표준으로 이어지다
질레트는 또한 면도기의 장식 디테일도 여성을 향해 변화시키기 시작한다. 실크와 벨벳의 운반상자 14k가 들어간 골드 손잡이를 넣은 면도기도 등장했다.
그러면서 "좋은 손질과 좋은 옷차림이 요구하는 매끈한 겨드랑이를 안전하고 위생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방법"을 약속하고, 면도가 "위생적"이고 문명 사회의 일부가 되기 위해 필수적이라는 것을 분명히 하면서 제모를 하지 않는 여성은 마치 문명 사회의 혜택을 받지 못한 것으로 캠페인을 진행한다.
그러던 중 1940년대 들어 세계 2차대전으로 인해 나일론이 부족해지면서 여성들의 다리를 감싸주는 스타킹을 만들 수 있는 원료가 없어지게 되고 많은 여성들이 치마, 드레스, 수영복 등을 입을 때 맨발로 다니게 된다. 질레트는 이 기간을 활용하여 잡지 등을 통해 다리 제모 광고를 50% 이상 늘렸고 털이 많은 다리에 대한 혐오를 갖게 했다.
3. 1950년대 이후 본격적인 여성의 제모시대
여성제모는 이러한 광고와 사회적 변화, 여성의 패션소비와 맞물리며 순식간에 대세가 되었다.
심지어 1964년까지 15세에서 44세 사이의 미국 여성의 98%가 체모를 제거했다고 보고되었는데, 심지어 광고주들은 그 수치를 100%까지 늘리고자 했다. 때문에 광고에는 모든 여성이 면도 트렌드에 동참하도록 하기 위해 수치와 공포를 자극하는 카피와 이미지가 지속적으로 등장했다.
1980년대부터는 여성성을 높이고 남성에게 더 매력적으로 보이기 위해 여성이 면도기를 사용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기 시작한다. 이러한 흐름은 1990년대와 2000년대에 광고와 상업광고로 이어지며 여성들에게 짧은 치마, 수영복, 아무것도 입지 않은 모든 경우에 전신의 털을 없애기 위해 면도하는 것의 중요성을 알려주는 방향으로 진행되었고, 지금에까지 이르렀다.
20세기 초, 여성의 겨드랑이털과 다리 제모에 대한 사회적 규범과 문화의 변화가 오롯이 질레트의 광고 마케팅 때문이라고 볼 수는 없지만, 중요한 것은 사회적 변화와 여성의 패션 문화 등이 이러한 질레트의 마케팅이 접목 되면서 변화를 만들어 냈고, 1920년에는 여성이 다리를 면도하는 것이 이야기 였지만, 지금은 오히려 면도하지 않는 것에 대한 이야기로 사회가 변화하는데 있어 질레트의 마케팅이 큰 몫을 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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